혼자 가는 여행 - 제주도 (3/4)

2022. 5. 1. 00:48국내 여행/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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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땡초김밥싱싱왕만두

 한라산은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왕복 10시간이 소요된다고 나와있다.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2-30대 남자는 7-8시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 말은 곧 산에서 최소 한 끼는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숙소 및 한라산 근처 김밥집들을 모조리 찾아봤지만, 일찍 여는 가게는 모드 제주 공항 근처에 있었다. 김밥을 사러 일찍 일어나 차를 타고 멀리까지 가기는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최대한 숙소 근처로 찾아보았고, 힘겹게 찾은 곳이 바로 이 "땡초김밥싱싱왕만두"다!!

 8시에 산행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김밥집에서 김밥 두 줄과 왕만두 몇 개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파워에이드와 초콜릿도 사서 돌아왔다. 여기 왕만두 맛있다! 이따 말하겠지만, 김밥도 맛있다! 한라산 산행을 계획하는 분들께는 산과 가까운 김밥집으로 강력 추천한다!


2. 한라산

 사실 이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크게 정한 주제가 여행, 등산, 요리 이 세 가지였기 때문에 한라산을 어디에 포함시킬지 많이 고민했다. 결국 한라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올라올 한라산 글에 올리기로 했다. 따라서 이 글에는 디테일한 팁과 후기는 제외하고, 간략한 내용만 남기려고 한다. (2022.05.08 - [등산] - 한라산 정복기)

 먼저 한라산은 크게 두 가지 코스로 나뉘는데, 힘들지만 아름다운 관음사 코스와 덜 힘들지만 덜 아름다운 성판악 코스로 나눠지는 것 같다. 나는 당연히 내일 죽더라도 더 아름답다는 관음사 코스로 결정하였고, 예약 시간은 8시로 정했다.

 관음사 코스는 정말 정말 힘들다.. 평소 등산이라고는 동네 뒷산도 안 올라가는 나로서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개인적으로는 80% 지점부터 정상부까지가 가장 힘든 것 같다. 처음에는 제주도를 가는 김에 한라산도 가봐야지 하고 올랐는데,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가기에는 힘든 곳이다. 나중에는 대한민국 100대 명산을 모두 올라가는 것이 목표인데, 제일 높은 한라산을 제일 먼저 가버렸다 ㅋㅋㅋ 

 한라산에 관해서는 너무 할 말이 많은데, 그건 한라산 글에서 하기로 하고. 끝맺자면, 한라산 강력 추천합니다!! 솔직히 살면서 한라산을 한 번 가지 두 번 이상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역시 또다시 한라산을 갈 거라는 마음은 안 든다. 충분히 아름답지만, 못 가본 곳을 가는 것이 나의 여행 스타일에는 더 맞기 때문에. 그리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과 정상에서 보는 구름은 정말 정말 아름답다. 제주도 여행을 간다면 한라산은 꼭 가기를 바란다.

삼각봉
삼각봉 지나서 보이는 풍경
백록담


3. 섭지코지

 한라산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왔는데도 생각보다 빨리 산행이 끝났다. 식시시간 포함해서 왕복 6시간이 조금 안되어 내려왔다. 이 날도 역시 첫째 날, 둘째 날과 다름없이 다음 날 일정을 끌어와서 다녔다. 그리하여 다음 목적지는 섭지코지! 한라산에서 섭지코지까지는 차를 타고도 꽤 걸린다. 그래도 창문 열고 노래를 크게 들으면서 다니면 금방 지나가는 시간이다. 

 섭지코지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사전조사가 부족해서 몰랐는데, 섭지코지는 트래킹 코스다. 엄청 긴 건 아니지만 충분히 걸어야 하는 그런 장소였다. 섭지코지는 제주도 동쪽에 툭 튀어나온 곳이다. 근처에 있는 성산일출봉보다 인기가 덜한 느낌이 있지만, 충분히 매력 있는 장소다. 바다를 옆에 두고 보이는 넓은 들판과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바다, 들판, 하늘 이 세 가지의 안정적인 조화가 매력적인 장소였다.

섭지코지


4. 망고레이 섭지코지 점

 제주도에 가면 망고레이는 꼭.. 꼭 가야 된다.. 정말 꼭.. 내가 이 날 한라산에 섭지코지까지 다녀와서 더 그랬겠지만, 정~~말 맛있었다. "코코망고" 라는 음료수를 마셨는데, 코코넛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과 망고의 달콤함이 정말 잘 어울리고 맛있었다. 제주도에서 먹은 모든 음식과 음료가 맛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주 생각나는 것은 코코망고다.. 사실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그 맛있는 맛이 조금의 실망도 없이 맛있게 다가온다. 고작 이 음료에 이렇게까지 과찬을 하나 싶겠지만, 정말 맛있다!

코코망고


5. 산도롱 맨도롱

 산도롱 맨도롱을 가기 전에 "플레이스 페이보릿"이라는 곳을 잠깐 들렀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별로 볼거리가 없어서 금방 나왔다.

 산도롱 맨도롱은 꽤 유명한 맛집이다. 그러나 17시에 라스트 오더를 받기 때문에 저녁 식사로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일찍 가야 한다. 나는 16시 40분쯤 도착했는데, 50분쯤 도착한 사람은 재고 소진으로 못 먹고 돌아갔다.

 홍갈비 국수를 시켜서 먹었다. 국수는 조금 기름지지만, 매콤하고 맛있었다. 갈비가 조금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맛있었다. 먹으면서 이 국물이 뭔가 익숙한데 뭘까? 하는 생각을 계속했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마라향"인 것 같다. 국물에서 매콤한 마라향이 심하지 않고 은은하게 난다. 맛도 있지만, 맛보다 비주얼이 더 좋은 음식이다.

홍갈비국수


6. 연돈 볼카츠 제주 사수 점

 연돈은 가지 않았지만, 조금 아쉬운 대로 연돈 볼카츠를 먹었다. 제주 사수 점은 성산일출봉 바로 앞에 있는 곳이다. 이미 대량으로 볼카츠를 만들어두었고, 나는 딱 한 개만 먹었다.

 이미 만들어둔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조금 아쉬운 맛이었다. 안에 고기는 꽤 부드러운데, 튀김 간이 좀 짭짤했고, 고기와 겉 튀김 사이에 공간이 좀 있어서 아쉬웠다.


7. 성산일출봉

 어쩌다 보니 오늘 굉장히 고생하는 일정이 돼버렸다. 그래도 성산일출봉은 제주도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이니 꼭 가야 했다. 사실 가자마자 느낀 건 "하.. 좀.. 크네.. 많이.." 였다. 한라산에 운전에 섭지코지에 또 운전에.. 이미 꽤 지쳐있었고, 매표소 직원분은 50분 정도 걸리는 등산 코스라고 설명해주셨다. 힘들었지만, 성산일출봉은 밑에서만 보아도 너무 멋있어서 꼭 모든 곳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기로 결심했다. 무료 코스와 돈을 내는 코스가 있는데, 돈을 내는 코스는 성산일출봉을 직접 오르고, 무료 코스는 해안 길에서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다. 

 성산일출봉을 올라가면서 보이는 제주도는 제법 아름답다. 올라가는 길은 계속 계단이라 조금 힘들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경치와 신기하게 솟아오른 바위들을 보다 보면 금방 올라간다. 내 앞에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 오르고 있었는데,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아빠가 영화 록키에 나오는 "Going The Distance"를 틀어주었다. 그 음악을 듣는데 괜히 내가 복서가 된 것 같아서 노래를 틀어준 분의 재치에 웃음이 나면서 동시에 힘이 났다!

 다 올라가면 바다를 풍경으로 일출을 볼 수 있는 넓은 들판이 나온다. 제주도에 와서 제법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느낀 것은 넓은 들판들을 걷고 싶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들판들은 못 들어가게 되어있는데,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관광객으로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들판 너머로 바다를 보다 보면 저 바다 위로 해가 뜬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음에 제주도를 간다면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만큼 아름답고 멋있는 곳이었다.

(좌) 성산일출봉 / (우) 등경돌 바위
성산일출봉


8. 제주공항 싹 서핑 게스트하우스

 성산일출봉을 마지막으로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이곳은 이호테우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해있고, 바로 밑에 편의점도 있다. 그리고 1인실이 있는데, 큰 침대와 화장실이 방 안에 있다는 점에 예약하게 되었다. 게스트하우스 전체가 단체 난방 시스템인데 조금 추워서 난방 온도를 올려달라고 부탁드렸더니 딱 적당했다.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고, 그 이외에는 모두 방이다. 시설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좌) 게스트하우스 입구 / (우) 1인실 내부 인테리어


9. 이호테우 해변 / 이호테우 말 등대

 샤워를 하고 다시 나와서 숙소 앞 해변을 걸었다. 반짝이는 조명들이 비춰주는 제주 밤바다는 낮에 보는 바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이호테우 해변에는 말 등대가 유명해서 등대까지 걸어갔다. 등대 근처에는 밤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파도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은 것 같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파도 소리를 듣다 보면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그 점이 참 좋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듣다가 신발이 젖었다..) 

 "제주 구옥"이라는 카페에서 에그타르트를 먹고 싶었는데, 다 팔려서 먹지 못했다. 너무 늦은 시간에 갔으니 당연한 일이다. 아쉬운 대로 숙소 밑 편의점에서 "바밤바 막걸리"와 아몬드를 사서 먹었다. 실내에서 한 입 마셨다가 밖에서 먹어야 한다는 게 생각나서 취식 공간에서 먹었다. 바밤바 막걸리 요놈 완전 물건이다. 평소에 술은 맛이 없어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진짜 맛있다! 한 캔 마시고 취해서 일찍 자는 것으로 셋째 날 일정은 끝이 났다.

이호테우 해변 밤바다
이호테우 말 등대
(좌) 제주 구옥 / (우) 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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