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4. 00:12ㆍ국내 여행/제주도
1. 용연
옛날 용의 놀이터였다는 용연! 제주도 여행 마지막 날, 첫 번째 코스로 가봤다. 여행 첫째 날은 곳곳에 벚꽃이 스멀스멀 피고 있었는데, 마지막 날은 벚꽃이 만개해서 어디를 가도 이쁜 벚꽃을 볼 수 있었다.
용연에는 벚꽃나무가 그리 많지도 않고, 엄청 활짝 피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몇몇 벚꽃이 계곡을 더 화사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른 아침부터 꽤나 사람이 많았다. 나는 근처에 차를 대고 조금 걸어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멋있었다. 바다와 이어지는 계곡의 분위기가 마치 진짜로 용이 있을 것만 같았다. 과장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진짜 분위기가 제법 있었다. 가볍게 들르기에 좋은 코스인 것 같다.
2. 넉둥베기
아침을 먹으러 "넉둥베기"라는 유명한 맛집을 찾아갔다. 9시 오픈이라 오픈런을 달리려고 8시 50분쯤 도착했는데, 주차할 곳이 없어서 조금 시간이 지체됐다.. 그래서 9시 2분에 딱 식당에 도착했는데, 이미 가게 안은 만석이고, 밖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ㅋㅋㅋ 꼭꼭 9시 전에 와야 한다. 나는 9시 40분에 들어갔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접짝뼈국과 산적꼬치를 주문했다. 음식은 꽤 금방 나오는데, 나오자마자 비주얼에 먼저 놀란다. 맛은 기대한 만큼 엄청나지는 않았다. 먼저 접짝뼈국은 조금 짭짤한데, 맛이 깊은 무국..? 소고기 무국은 아닌데, 약간 무국과 비슷한 맛이었다 국물 색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뼈해장국과는 거리가 있다. 그래도 꽤 맛있었다. 고기가 좀 더 따뜻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산적꼬치는 내 입맛에 꽤 맞았는데, 지방 부분이 조금 느끼한 감이 있었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있어서 좋았는데, 뭔가 느끼하다가도 짭짤한 맛으로 잡아주고..? 그런 맛이다. 다음에는 고사리육개장을 먹어봐야겠다.
3. 삼성혈
다음으로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삼성혈"을 갔다. 입구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고, 매표 시 주차장은 무료기 때문에 괜히 돌아서 공영 주차장에 주차할 필요는 없다.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만큼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어디를 가도 사람이 거의 없어서 너무 좋았는데, 여기는 진짜 많았다. 확실히 제주시가 다른 시에 비해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공항과 가깝기 때문일까? 아무튼 사람이 너무 많아서 대표적인 사진 스팟에는 길게 줄이 서있었고, 다른 곳도 서로 사진 찍어주기 바쁜 여행객들이 붐비었다. 최대한 사람들이 안 보이게 사진을 찍었는데, 나름 잘 찍혀서 만족스러웠다!
벚꽃은 확실히 많고, 이쁘다. 평일인데도 사람이 이 정도면 주말에는 아마 엄청날 것 같다. 인생 샷을 찍으려면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나처럼 사람이 없을 때 빠르게 찍고 지나가면 금방 돈다. 애초에 크지 않기 때문에. 삼성혈에 들어가기 전에도 벚꽃은 많기 때문에 거기서 사진을 미리 찍는 것도 추천한다.
4. 아베베 베이커리
동문시장 안에 있는 빵집이다. 이미 제주도에서 유명한 빵집인데, 여러 맛의 크림 도넛을 판매한다. 둘째 날 야시장 방문할 때 주차했던 입구 앞 경차 전용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갔다. 시장 안에 있기 때문에 시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찾아가는 것이 빠르다.
맛이 엄청 많다. 집에 포장해가서 가족들이랑 먹으려고 했는데, 너무 맛있어 보여서 "우도땅콩크림맛" 하나를 더 사서 그 자리에서 먹었다. 진~~짜 맛있다. 진짜 정말 맛있고, 꼭 포장해서 꼭 사 먹는 것을 추천한다.
집에서 너무 급하게 먹어서 사진이 없다.. 내가 먹어본 맛만 평가를 하자면 이렇다.
1) 우도 땅콩 크림 ★★★★★ :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다. 인절미 크림이랑은 또 다른 맛. 확실히 땅콩 맛이 나는데, 엄
청 달아서 엄청 맛있음. 호불호 없는 맛.
2) 산방산 고구마 크림 ★★★★☆ : 파리바게트나 뚜레쥬르에 파는 고구마 크림빵인데, 더 진하고 부드러운 맛. 이것도
맛있음.
3) 애월 인절미 크림 ★★★★☆ : 맛있음. 근데 우도 땅콩 크림이 조금 더 맛있어서 비교적 덜 맛있게 느껴짐.
4) 제주 녹차 크림 ★★★★☆ : 맛있음. 녹차맛을 싫어하는 우리 아빠도 먹음.
5) 월정리 카페라떼 크림 ★★★★☆ : 맛있음.
6) 가시리 흑임자 크림 ★★★★☆ : 맛있음.
7) 아베베 더티 초코 크림 ★★★☆☆ : 맛있는데, 느끼함. 제일 마지막에 먹었는데, 이거 먹고 나니 더 못 먹겠다는 느낌
을 가족 모두가 느낌 ㅋㅋㅋ
8개 산 것 같은데..? 아무튼 전체적으로 다 맛있다. 그냥 맛있다고 써놓은 맛은 생각하는 바로 그 맛이다. 거의 12시간이 지나고 먹었는데도 빵과 크림이 부드럽고 맛있었다. 제주도에 가면 꼭 먹기를 바란다.
5. 달이 뜨는 식탁
월정리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었다. 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됐지만, 여행지에서는 많이 먹는 것이 도리다. 엄청나게 두꺼운 흑돼지 돈까스를 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다.. 고기가 너무 두꺼워서 그런지 조금 질겼고, 소스는 그냥 딱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돈까스 맛이었다. 확실히 식당이 뷰도 좋고, 인테리어도 괜찮았지만, 결정적으로 맛은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6. 월정리 해변
달이 뜨는 식탁 바로 앞이 월정리 해변이다. "달이 머무는 곳"이라는 이름부터가 너무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 가자마자 바다가 너무 이뻐서 한 번 놀랐고, 서핑하는 사람이 엄청 많아서 또 놀랐다. 천천히 걸으면서 해변가 산책을 했다. 개인적으로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니까 어느 바다를 가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워낙 유명한 해변도 많고. 근데 어느 바다를 가도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월정리는 파도가 세고, 시원한 느낌의 해변이었다.
7. 아녜스의 앞치마
이 카페는 월정리에서 이미 꽤 유명한 곳이다. 카페 자체의 인테리어가 너무 이쁘기 때문이다. 카페 건물 옆에 주차공간이 딱 하나 있는데, 다행히도 이 날 손님이 나 혼자여서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맞은편에 보이는 밭이 진짜 이뻤다. 이게 이렇게 이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이뻤는데, 아마 유난히 좋았던 날씨의 영향도 있었을 거다.
카페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이쁘다. 사진을 보고 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쁠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이쁘다. 인테리어만 봐도 이 카페는 충분히 들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음료는 "우도땅콩라떼'를 주문했다. 이 날은 여유가 많아서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면서 다음 계획을 짰다. 우도땅콩라떼 진짜 미친맛이다.. 심지어 너무 맛있어서 집에 와서 유튜브에 땅콩라떼 레시피를 검색해 만들어봤다. (카페에서 먹은 만큼은 아니지만 이것도 엄청 맛있다.) 만약 아녜스의 앞치마에 가게 된다면 우도땅콩라떼를 강력 추천한다!
8. 행원 연대봉
우연히 찾은 보물 같은 곳이다. 함덕 해수욕장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멀리서 보이는 언덕 위의 정자가 너무 아름다워서 차를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차를 세우고 올라가는 순간이 모두 기억날 정도로 좋았다.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시원했다. 팔각정에서 보이는 모든 면이 그림 같았다. 가장 편하고, 좋았던 공간을 하나 꼽으라면 주저 없이 이곳을 꼽을 것 같다. 유명하지도 않고, 엄청난 곳도 아니지만, 나에게는 우연히 발견한 곳이어서 더 특별한 곳이었다. 제주도에 가서 근처를 지나가게 된다면 꼭 들르길 바란다.
9. 함덕 해수욕장
함덕 해수욕장은 물이 엄청 맑다. 바로 옆에 "서우봉"이 있는데, 이 서우봉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서우봉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다른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10. 굿 우드 무드
함덕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캔들 공방이다. 캔들과 룸 스프레이 등을 파는데, 기념품이나 선물로 좋다. 실제로 곧 생일인 지인과 가족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다! 조그마한 돌 모양 캔들로 파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아서 선물로 제격이다. 친절하게 설명도 잘해주시고, 실제 제품의 향도 좋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11. 더 아일랜더 / 디 앤 디파트먼트
제주 시내에 있는 소품샵이다. 더 아일랜더와 디 앤 디파트먼트 모두 물건 가격이 많이 비싸서 구경만 하고 왔다. 디 앤 디파트먼트에는 유명한 포토 스팟이 있는데, 건물 외벽에 크게 d가 쓰여있는 곳이다. 주차장 바로 옆에 있다. 먼저 사진을 찍고 있던 분들 사진을 찍어드리고 나도 찍었는데, 너무 잘 찍어주셔서 깜짝 놀랐다 ㅋㅋㅋ 감사합니다..
12. 신산 공원
저녁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갈만한 곳을 찾다가 간 곳이다. 여기는 꼭 가야 된다. 개인적으로는 삼성혈보다도 좋았다. 유채꽃과 벚꽃이 엄청 많은 공원인데, 삼성혈보다 사람이 훨씬 적어서 좋다. 삼성혈은 벚꽃과 건물이 주는 단일적인 분위기가 있다면, 이곳은 더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다.
중간에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장수말벌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서 도망갔는데, 드론이었다.. 조금 더 걷다 보니 드론을 조종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 그 영상에는 내가 놀라서 도망가는 장면이 찍혔을 거다 ㅋㅋㅋ 사람이 많은 곳은 싫은데, 꽃구경을 하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13. 요술 식탁
제주도에서 먹는 마지막 음식이다. 프랑스식 수비드 조리법을 이용한 메뉴들이 있는데, 그중에서 "한우 수비드 스테이크 덮밥"을 먹었다. 수비드 된 고기를 먹어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었다. 당근 죽은 조금 심심했지만, 비트 밥과 고구마 샐러드가 참 맛있었다!
14. 제주 OK 렌터카
요술 식탁에서 저녁식사를 마지막으로 차를 반납했다. "레이어스 베이크 하우스"라는 빵집도 갔지만, 재고 소진으로 문을 닫아서 빈 손으로 돌아왔다. 차를 반납할 때 원래 있던 만큼 채워서 반납해야 한다. 중간에 기름을 넣으면서 한 칸에 얼마인지 계산을 했는데, 기름을 넣어도 게이지가 안 차서 더 넣었다. 사장님이 출발하면 서서히 오를 수도 있다고 하셔서 내 계산을 믿고 출발했는데, 게이지가 올라갔다. 결국 원래보다 조금 더 넣었지만, 환급받지는 않았다. 어차피 조금이어서 괜찮다. 기름을 넣을 때는 계산한 만큼 게이지가 안 올라간다면 주유소를 조금 돌아봐라!
15. 공항
짧았던 3박 4일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마지막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 블로그는 내 일기장처럼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다음 글을 여행 후기 글이 될 것이다. 여행 후기 글은 여행 관련 정보만 필요한 사람은 굳이 읽을 필요 없는 글이 될 것 같다. 봄철 제주도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해당 블로그에 있는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이며, 무단 복제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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