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30. 00:56ㆍ국내 여행/제주도
1.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둘째 날은 비가 오기로 되어있었다. 아침부터 해가 구름에 가려져있었지만, 그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좋았다. 먼저 어제 "이익새 양과점"에서 산 "초코 파운드 케익"을 먹었다. 개인적으로는 말차맛보다 초코맛이 더 맛있었다. 초코맛이 엄청 진하고 꾸덕해서 너무 맛있었다.
해가 뜬 이후에 보는 게스트하우스는 또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낮이든 저녁이든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건물 외벽의 인테리어가 더 돋보이는건 확실히 낮인 것 같다. 활엽수 게스트하우스는 사장님 부부가 직접 오래된 제주 가옥을 수리한 집이다. 그만큼 특색 있고, 아름다운 집이었다. 내부에 사장님께서 집을 수리하는 내용을 담은 책도 있으니, 한 번쯤 보면 좋을 것 같다. 퇴실 전 즉석사진을 찍어주셔서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기고 올 수 있었다.
2. 와토 커피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근처에는 "와토 커피"라는 카페가 있다. 여기서 출발 전에 커피를 Take-out하기로 했다. 카페에는 여러 원두들이 있었지만, 애초에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원래 카페인이 몸에 안 맞는 체질이라 디카페인으로 "와토 크림 라떼"를 주문했다. 커피는 맛있었다.
3. 송악산
둘째날 첫 번째 목적지는 "송악산"이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오늘은 원래 비가 오기로 되어있었다. 그래서인지 하늘이 흐렸지만, 그래도 구름 사이로 간간히 내미는 햇빛이 환상적인 그런 날이었다.
송악산에 차를 주차하면 바다 너머로 "형제섬"이 보인다. 그리고 그 반대쪽에는 갈대밭이 있었는데, 말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가까이 가보니 말은 조금 긴 목줄에 묶여있었고,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가까이에서 말을 본 것 같다. 여행 시작부터 끝내주는 날씨에 말까지 보니, 오늘도 행복한 여행이 되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4. 안덕 계곡
점심을 먹기로 한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서 "안덕 계곡"을 잠깐 들렀다. 안덕 계곡은 생각보다 큰 트래킹 코스였다. 계곡물을 따라 산림욕을 하듯이 트래킹 하는 코스였는데, 배가 고프기도 했고, 생각만큼 이쁘지는 않아서 금방 돌아왔다. 다음에는 조금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트래킹 하면 좋을 것 같다.
5. 화순 한가네 식당
정말 많은 식당을 알아보고 간 곳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너무너무너무 강추다!! 나는 "튀김 돔베 정식"을 시켜서 먹었다. 우선 정식이 1인분이 되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식당인데, 나오는 밑반찬을 보면 더 감동할 수밖에 없다. 직접 담근 양념게장과 여러 밑반찬들은 모두 다 맛있고, 무말랭이도 신기한 맛이 났다. 금방 스타벅스를 갈 예정이어서 고기를 추가하지 않았는데, 다음에 가면 꼭 꼭.. 고기 추가할 거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정말 맛있다!!!
6. 박수기정
다음 코스로는 박수기정을 갔다. 박수기정은 차를 세워두고 조금 들어가야하는데, 이미 들어가기 전에 밖에서만 봐도 충분하다고 느꼈다. 어제 수월봉을 다녀와서 그런지 굳이 안까지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그냥 밖에서만 보고 다시 출발했다.
7. 엉덩물 계곡
엉덩물 계곡은 제주도에서 정~~말 유명한 유채꽃 스팟이다! 주차는 "중문색달해수욕장주차장"에 하는 것이 가장 가깝다.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이 꽃을 구경하고 있다. 꽃밭은 3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크기인 것 같다. 엉덩물 계곡은 가장 안쪽에 위치해있는데, 사실 그것보다도 그냥 쭉 펼쳐진 유채꽃을 보러 가는 곳이다.
8. 스타벅스 중문점
제주도 스타벅스에는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존재한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엉덩물 계곡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향했다. 스타벅스 안에는 엉덩물 계곡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금방금방 줄이 줄어들었고, "백년초 케이크와 제주 까망 프라푸치노"를 시켰다. 제주 까망 프라푸치노는 그냥 흑임자 음료수 맛이다. 근데 개인적으로 백년초 케이크는 내 입맛에 안 맞았다.. 그래서 조금 먹고 까망 프라푸치노를 들고 나왔다.
9. 약천사
약천사는 입구에 야자수가 있는 이국적인 모습에 반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생각보다 절은 작았다. 아니 절은 큰데, 절 터가 작았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실망스러운 곳은 절대 아니다! 우선 처음 보이는 절이 엄청 커서 웅장한 분위기를 가져다준다. 절 내부는 정말 훤하게 뚫려있다. 3층까지 있는데, 매 층마다 보는 불상이 매력 있는 곳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절을 구경한 후 다시 입구로 내려가게 된다. 입구로 내려가니 기다란 야자수가 쭉 뻗어있었고, 네이버 리뷰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생각보다 작았지만, 알찬 절이다.
10. 황우지 해안 선녀탕
조금 운전해서 선녀탕에 도착했다. 얼마전 넷플릭스에 방영된 "털보와 먹보"라는 프로그램에서 노홍철과 비가 수영을 한 곳이다. 차를 주차한 후 밑으로 조금 내려가면 선녀탕이 나온다. 선녀탕은 물 색이 완~~전 에메랄드빛이다. 이 날 날씨가 습해서 조금 더웠는데, 당장이라도 선녀탕에 들어가서 수영을 하고 싶었다. 물 깊이도 꽤나 깊어서 수영하기에 딱 좋을 것 같다. 선녀탕 밖으로 보이는 바다도 이쁘다. 제주도는 어딜 가든 박수기정과 같은 지형을 볼 수 있어서 참 매력적인 것 같다.
11. 정방 폭포
사실 이 근처에는 폭포가 정말 많다. 가장 유명한 천지연 폭포부터 원앙 폭포, 천제연 폭포 등.. 정말 많은 폭포가 있지만, 나는 딱 한 곳만 보기로 했다. 가기 전에 여러 폭포들을 보면서 목적지를 정하는데, "정방 폭포"가 야외에 있고, 되게 웅장하다는 리뷰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다른 폭포들은 조금 내부로 들어가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되는데, 개인적으로 빠르게 보고 나오는 것을 좋아해서 정방 폭포를 가게 되었다.
매표를 한 후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모여있는 사람들 너머로 엄청나게 큰 폭포가 보인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시원했다. 웅장하다는 말보다도 시원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실제로 폭포 근처에 가면 시원하다..) 여러 폭포중에 고민하고 있다면 정방 폭포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12. 산굼부리
이 날도 첫째날과 마찬가지로 모든 일정이 생각보다 더 빨리 끝났다. 다음날 한라산 산행을 위해 한라산 근처에 숙소를 잡았고, 거기까지 꽤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호텔로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은 바람에 여러 곳을 구경할 수 있었다.
사실 그 중에서도 산굼부리는 계획에 없었다. 흔히 비밀의 숲이라고 불리는 안돌 오름 편백나무 숲을 가는 길에 우연히 산굼부리가 보였고, 그래서 들어갔다. 제주도 여행 계획을 짜면서 많이 들어 본 곳이었고, 딱히 안 갈 이유가 없었다. 이 때는 비가 왔는데, 비 오는 날씨와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산굼부리는 정말 기대 이상의 장소였다! 계획 없이 간 곳에서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은, 계획하고 간 곳보다 훨씬 큰 감동을 주고는 한다. 산굼부리가 그랬다. 정상에 올라가서 보이는 분화구는 정말 크고, 멋있었다. 저기 어딘가에 노루가 뛰놀고 있을 것만 같은 상상과 함께 천천히 둘러보았다. 산굼부리는 계획에 없이 간 곳이지만, 다음번에는 계획하고 갈만한 관광지였다.
13. 안돌 오름 편백나무 숲
흔히 "비밀의 숲"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이곳은,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길게 뻗은 편백나무길은 누가 사진을 찍더라도 정말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다. 편맥나무길 가운데에 동그랗게 빈 공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곳이 더 멋있었다. 우산을 차에 두고 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한참 뛰었다. 혼자 숲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할머님이 저 청년 걸어가는 거 너무 멋있다고 사진을 찍으셨다 ㅋㅋㅋ 기분이 좋아서 브이를 하고 마저 걸어갔다. 감사합니다 할머님..
아 참 정말 중요한 것을 빼먹을 뻔했다. 숲으로 가는 길은 정말 매우매우 험하다!! 조금 험한 수준이 아니라 지금까지 가본 어떤 길보다 험하다!! 땅이 움푹 파여있고, 완전 비포장도로라 웬만한 놀이기구보다 더 많이 흔들린다. 특히 나는 레이를 타고 가서 정말 차가 넘어질 것만 같았다.. 편백나무 숲을 간다면 이 점을 꼭 참고하길 바란다.
14. 낙타 트래킹
다음으로는 낙타 트래킹을 하러 갔다. 제주도에 가면 보통 말을 타고 오지만, 말보다 훨씬 재밌다는 리뷰를 보고 나는 낙타를 타기로 결심했다. 어릴 때 가족여행에서 말을 타봤지만,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은 안 난다. 남은 건 사진뿐..
낙타 트래킹은 가족인지, 친구인지, 동료직원인지, 아무튼 엄청 친해보이는 분들이 운영한다. 제주도 현지인이신 것 같은데, 제주 사투리가 조금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이 글을 읽고있는 분들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낙타는 정말 엄청나게 거대한 동물이다.. 큰 낙타는 말보다 훨~~씬 크다. 정말 깜짝 놀랐다 ㅋㅋㅋ 내가 탄 낙타는 조금 기분이 안 좋았는지, 중간에 엉덩이를 엄청나게 흔들었는데, 무서우면서도 재밌었다! 중간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지만, 사진을 사지 않으면 그 사진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점은 정말 안 좋은 것 같다..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15. 아부 오름
아부 오름은 정말 사진에 절대 담기지 않는 곳이다!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다른 사람들이 여행을 다녀오지 않고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사진을 올리고 싶었지만, 이곳만큼은 직접 가서 눈으로 봐야할 것 같다.
우선 오름이 굉장히 크다! 트래킹 코스인데, 오름 위를 동그랗게 걸을 수 있다. 가운데 분화구는 나무들에 가려져서 사진에 담기지 않지만, 직접 눈으로 봤을 때 정말 크고 멋있다. 밑에 조그만 동네가 있어도 될 것 같이 크다. 괜히 저 안 보이는 곳에 사람이 집 짓고 사는 거 아니야? 하는 생각도 해봤다 ㅋㅋㅋ
16. 성읍 칠십리 식당
이곳은 성읍 민속 마을에 있는 삼겹살집이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전국 우승을 한 집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안고 갔다.
나는 일반부위 1인분과 오겹살 1인분을 시켰다. 고사리와 콩나물이 같이 나오는데, 가운데 콩나물과 고사리를 놓고 돼지기름에 구워서 같이 먹는다. 멜젓도 나오는데, 정말 맛있다. 사실 처음에는 어.. 이게 무슨 맛이지.. 조금 비린데, 매콤하고 음.. 이러다가 다 먹었다 ㅋㅋㅋ 그리고 감귤 김치도 주는데, 제법 맛있다! 여러 리뷰에서 꿩감자국수를 꼭 먹으라고 했는데, 혼자 가서 많이 먹지는 못하고 나왔다. 그래도 고기는 정말 맛있는 맛집 인정한다!!
17. 성읍 민속 마을
성읍 민속 마을은 제주도민들의 옛가옥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 유채꽃이 너무 이뻐서 입구에서만 사진을 왕창 찍었다. 내부에 들어가면 여러 전통가옥이 있는데, 몇 군데 들러보고 나왔다.
18. 호텔 난타 제주
정~~말 많은 곳을 둘러보고 드디어 숙소로 이동한다. 첫째 날에 이어 오늘도 120km를 넘게 탔다. 호텔 난타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슉..슈슈슉..."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바로 그 돌하르방이 있는 곳이다. 숙소는 깨끗하고 좋았다. 1층에는 편의점이 있어서 다음날 한라산을 가기 전에 음료수와 초콜릿을 샀다. 호텔 건물 맞은편에는 난타 공연장이 있는데, 공연을 보지는 않았다.
19. 수목원길 야시장 / 동문 재래 시장
마지막 스케줄로 야시장을 갔다. 먼저 수목원길 야시장으로 이동했다. 야시장 특유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코로나로 인해 여러 관광지가 죽은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관광지만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가는 곳들도 있는데, 그런 분위기가 사라져서 너무 아쉬운 것 같다. 수목원길 야시장에는 문을 열지 않은 푸드트럭도 많았다. 내가 먹고 싶었던 트럭도 오픈을 안 해서 바로 동문 재래시장으로 갔다.
동문 재래시장은 제주도에서 거의 가장 유명한 시장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았다. 몇몇 트럭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고, 라이브 영상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여기까지 온 게 너무 아쉬워서 새우 흑돼지 닭강정과 제주 전통 술을 두 병 사서 호텔로 왔다.
분명 사장님께 제일 달달한 술을 추천받았는데.. 너무 썼다.. 술을 잘 못 마시는 나는 결국 한 입씩 먹고 유 퀴즈를 보다가 다음 날을 위해 일찍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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