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27. 12:09ㆍ국내 여행/제주도
1. 제주 공항
여행은 가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번에도 그랬지만, 내가 정말 여행 왔음을 실감하는 순간은 따로 있었다. 출발 시간이 너무 이른 시간이라 피곤했지만, 설레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창밖을 보다가 제주도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그 순간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하늘에서 바라본 제주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구름보다 높이 있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나간 제주도가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내일모레면 내가 저 꼭대기에 있는 거야?" 하는 생각에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여행 준비에서 미처 적지 못한 것이 한 가지 있다. 이 내용은 렌트카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내
용이다. 렌트카 업체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위치가 나올 것이다. 제주공항은 렌터카하우스가 따로 있는데, 1층 5번 게이트로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있다. 제주오케이렌터카는 3구역 7번에 위치해있었다.
렌트카 업체에 도착해서 서류를 작성하고, 차를 받는다. 처음 탈 때 채워져 있던 만큼 반납 시에 기름을 채워와야 하니까 주유 게이지 사진을 꼭 찍어야 한다. 차의 전체적인 내/외부를 동영상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다. 렌트카를 처음 해봐서 엄청 어색하게 혼자 동영상을 찍었다.
2. 말고기 연구소
차량을 받고 가장 먼저 간 곳은 "말고기 연구소"라는 음식점이다. 말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이색적인 매력과 궁금함에 처음으로 정한 식당이다. 어차피 식당 내부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100% 테이크아웃이다. 미리 주문하고 갓길에 잠시 정차해도 되지만, 주변에 정말 괜찮은 주차장이 있다. 말고기 연구소를 오른쪽에 둔 방향에서 한 블록 전 코너에 넓은 땅이 하나 있다. 나는 그곳에 차를 주차하고, 트렁크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말육회 부각초밥과 말불고기 부각초밥"을 시켰다. 맛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맛있는데, 간이 조금 짭짤하다." 라고 말할 것 같다. 먼저 말육회는 정말 비린내가 하나도 안 난다. 그냥 소고기 육회를 먹는 맛과 정확히 일치한다. 말불고기도 소불고기와 맛이 비슷하고, 식감도 부드러웠다. 그런데 말고기의 향을 숨기기 위해서인지 간이 조금 짭짤했다. 이건 내가 말고기를 먹어본 게 처음이라 정확히 말하기는 힘든 부분인 것 같다. 간은 조금 짭짤했지만 맛있었고, 제주도에 가서 한 번쯤 먹어볼 만한 음식점으로 추천한다.
3. 상가리 야자숲
밥을 먹은 후에는 17km 떨어진 상가리 야자숲으로 이동했다. 주차는 숲 내/외부에 능력것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힘들지는 않았다. 숲 자체는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지만, 야자수가 이국적인 제주도의 분위기를 내는 곳이었다. 사진을 찍을겸 잠깐 들르기에 적당한 곳인 것 같다.
4. 애월 한담 해안 산책로
애월 한담 해안 산책로는 반드시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유채꽃 시즌이라면 꼭 들러야한다! 내비게이션에 애월 한담 해안 산책로를 검색하면 주변 주차장이 여러 군데 있으니, 편한 곳에 주차하면 된다. 나는 산책로를 내려가서 걷지는 않았고, 산책로를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주차장 옆에 유채꽃과 야자수가 함께 있는 곳이 있는데, 사람도 없어서 의외의 스팟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유채꽃과 바다가 정~~말 잘 어울리고, 바다 자체로도 아름다워서 반드시 가야 하는 곳이다.
5. 이익새 양과점/앤트러사이트
한담 해변을 지나서 "이익새 양과점"에 들러서 파운드케익을 샀다. 가격은 조금 사악했지만 먹은 후에 리뷰를 하자면 사 먹을만한 것 같다. 파운드케익을 그 자리에서 먹지는 않았고, "앤트러사이트"라는 카페에 들러 음료를 테이크 아웃해서 같이 먹었다. 이번에도 트렁크에서!
앤트러사이트는 전분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곳인데, 인테리어를 매우 잘해놓아서 이미 유명한 카페다. 나는 커피를 못마셔서 "카카오 밀크" 라는 음료를 마셨는데, 완전 초코퍼지를 녹인 맛이었다.
파운드케이크는 굉~~장히 꾸덕꾸덕하고, 진~~한 맛이다. 말차 맛과 초코맛 두 가지를 사서 말차 맛만 먼저 먹었는데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6. 월령리 선인장 군락
월령리 선인장 군락은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다. 선인장에 꽃이 피는 시기는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선인장과 바다의 조화가 안맞는듯 잘 어울리는 그런 곳이었다. 조금 걷다 보면 정자가 하나 나오는데, 그곳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보는 바다는 모든 생각을 지워주는 것 같다.
7. 판포 포구/신창 풍차 해안
판포 포구와 신창 풍차 해안은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잠시 들른 곳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판포 포구는 내려서 구경하고, 신창 풍차 해안은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는데, 선인장 군락이나 판포 포구에서도 풍력발전기가 있는 바다를 충분히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판포 포구에서는 수영을 하는 커플도 있었다. 물이 그만큼 깨끗하고 생각보다 깊어서 수영을 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 주민으로 보이는 분들이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너무 잘 찍으셔서 깜짝 놀랐다.
8. 수월봉
수월봉은 전망대와 트레일링 두 코스가 있다. 나는 원래 전망 보는 것을 좋아해서 당연히 전망대로 먼저 이동했다. 전망대는 차로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어서 편하다는 장점이 있고, 꽤 괜찮은 바다를 볼 수 있다.
전망대에 대한 평가가 생각보다 박한 이유는 그 이후에 간 트레일링 코스 때문이다. 사실 트레일링 코스는 안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정이 빠르게 끝나서 시간 때울 겸 가본 것이다. 아마 이때 안 갔으면 평생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트레일링 코스는 말 그대로 수월봉의 외벽을 따라 아래에서 걷는 코스다. 제주도는 화산섬이라서 특이한 지질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수월봉이다. 겹겹이 쌓인 지질과 바다를 보는 것은 생각보다 더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다.
9. 산노루
제주도의 대표적인 말차 카페 "오설록"과 "산노루" 중 산노루를 가기로 계획했다. "말차 아이스크림 라떼"를 먹었는데, 말차 맛이 진해서 너무 맛있었다. 내부에는 차를 판매하는 곳도 있는데, 차에 대해 무지한 나는 그냥 슥 보고 나왔다. 생각보다 일정이 빠르게 끝나서 앉아서 쉬면서 다음 일정을 찾아본 곳이다.
10. 오설록/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
원래 이 두 곳은 갈 계획이 없었는데, 다음 코스인 "환상 숲 곶자왈 공원"을 가기 전에 시간이 남기도 했고, 마침 근처에 있어서 잠깐 들르기로 했다. 오설록은 건물을 공사 중인 것처럼 보여서 지나치고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를 가봤다. 이니스프리 제주 하우스와 오설록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데, 둘 다 건물 내/외부가 잘 꾸며져 있어서 잠깐 들르기 괜찮은 것 같다.
이니스프리에서는 여행용 바디워시를 구매해서 제주도 여행 내내 사용했다. 건물 외부 정원이 굉장히 크고 넓어서 구경하기에 좋았던 것 같다.
11. 환상 숲 곶자왈 공원
첫날 갔던 장소 중에 가장 유익한 곳이었다. 이곳은 곶과 자왈이 함께 있는 숲이다. 숲해설은 무조건 반드시 꼭! 들어야 하고, 네이버로 예약을 하고 가면 편하다. 해설도 너무 재밌게 잘해주시고, 50분가량 숲을 걸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숲에 관련된 여러 이야기와, 제주 지형의 특징, 제주 사투리, 그리고 이 숲을 만든 이야기까지 정말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름다운 숲이 카메라에는 잘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12. 생각하는 정원
이곳 역시 계획에는 없었던 곳이다. 오설록을 가는 길에 해외 귀빈이 오면 꼭 들르는 곳이라는 말에 이끌려 가게 되었다. 마침 다음 코스까지 시간이 많이 남기도 했고.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예 없었다. 이곳은 생각보다 큰데, 그 큰 정원을 혼자 유유히 걷는 것이 너무 편안하고 좋았다. 산책로 중간중간 글귀들이 많고, 모든 분재에 이름과 설명이 있다. 여기서 느낀 점은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 한 분 한 분이 모두 이곳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그런 자부심이 있기에 정원이 이처럼 아름답게 꾸며지고 유지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중간에 모자를 파는 가게에서 아빠 기념품을 사고, 전망대 카페로 올라갔다. 아빠 기념품을 열심히 고르는 모습이 이뻐 보였는지, 모자 가게 사장님께서 카페로 전화하셔서 커피를 한 잔 주라고 하셨다. 덕분에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원래 커피를 한 입만 마셔도 잠을 못 자서 전혀 안 마시지만, 쌉싸름한 맛도 좋았고, 커피를 주신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다 마셨다. (덕분에 이 날 잠을 못 잤다 ㅋㅋㅋ) 전망대에 올라가면 세 방향으로 나있는 창문을 볼 수 있다. 그냥 오.. 이쁘다.. 하고 지나가려는데 사장님이 창문마다 산이 보이게 설계했다는 것을 알려주셔서 보니 정말 산이 하나씩 담겨있었다. 창문은 그냥 유리가 아닌 제주도를 담은 액자였다.
13. 산방산
산방산도 원래는 내일 가려고 했던 곳이다. 유채꽃이 아름다운 장소로 유명한데, 산 자체만 놓고 봐도 충분히 멋있다. 유채꽃밭은 앞에 있는 가게의 사유지인지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려면 천 원을 내야 한다. 잠깐 차를 세워두고 보면 충분할 것 같다. 사실 이 시기에 가면 제주도 어디를 가도 유채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천 원을 내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14. 군산 오름
군산 오름은 차로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는 오름으로 유명하다. 제주도에 가면 오름에서 꼭 한 번 일몰을 보고 싶다는 마음에 가게 되었다. 마침 일몰 시간이 가까워졌고, 급한 마음에 빠르게 가려고 했지만, 산길이 워낙 좁아서 빠르게 가기는 힘들었다. 일몰 시간은 네이버에 검색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올라가 보니 대포 같은 카메라를 들고 일몰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었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고, 그래서 편하게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삼각대를 세우고 타임랩스로 해가 지는 모습을 찍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돌멩이로 지지해두었다. 해가 지는 타이밍에 유성인지, 비행기인지 뚝 떨어지는 모습이 담겨서 정말 만족스러운 일몰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15. 체면
산노루에서 말차 아이스크림 라떼를 먹은 이후로 아무것도 못 먹었다. 빠르게 군산오름을 내려와서 "체면"이라는 식당으로 이동했다. 차는 바로 앞 도로에 주차하면 된다. 나는 흑마농라멘에 차슈와 공깃밥을 추가해서 먹었다. 면을 추가할까 하다가 국물을 먹고 바로 밥을 추가했다. 뜨끈한 국물이 하루 피곤함을 싹 내려주는 맛이다. 튀긴 마늘의 향과 부드러운 차슈의 조화가 매우 좋았다. 고사리와 숙주, 버섯도 마치 면을 먹는 것처럼 식감이 좋았고, 특히 국물이 진해서 정말 맛있었다.
16.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드디어 숙소를 들어간다. 활엽수 게스트하우스는 조용한 동네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게스트하우스다. 늦은 저녁 들어갔음에도 그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 글에는 낮에 찍은 게스트하우스 사진으로 글을 시작해야겠다. 숙소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주방이 따로 있고, 외부에는 남자 화장실과 샤워실, 내부에는 여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다. 샤워실은 딱 한 명 들어갈 수 있는 크기고, 수압도 세고 좋았다. 치약을 안 가지고 갔는데, 치약이 없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사 왔다. 1+1이라 하나는 들고 가고 하나는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화장실에 두고 왔다. 숙소가 외진 곳에 있어서 별이 정말 잘 보인다. 그래서 나름 열심히 별 사진을 찍어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더위를 잘 타서 온돌방이 조금 더웠다. 그래도 창문을 열고 자니까 적당히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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