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일기 - [윤이련]50년 요리비결, 사골곰탕

2022. 10. 25. 14:08요리

1. 설명

 오늘은 며칠 전에 만들었던 "사골곰탕"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한다. 얼마 전 할머니가 허리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하셔서 퇴원 날에 맞춰 곰탕을 끓여보았다. 사골을 끓이는 게 이렇게 힘들 줄 정말 몰랐다.. 물론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상상 그 이상이었다. 요리 시간은 대락 하루, 24시간을 잡고 만들어야한다. 

 레시피는 "[윤이련]50년 요리비결"님과 "아하부장"님의 레시피를 참고하였고, 상세 재료나 레시피가 아래 영상과 조금은 다를 수도 있다. 곰탕 관련 레시피 영상을 많이 봐서 짬뽕된 것이 조금 있는 것 같다. 다대기는 아하부장님의 레시피를 그대로 사용했다!

 


2. 재료

 - 사골곰탕 : (냉동) 한우 사골 2kg, (냉동) 국내산 우족 2kg, (냉동) 국내산 잡뼈 3kg, (냉장) 미국산 초이스 아롱사태 500g

 - 다대기 : 양파 100g, 방풍나물 80g, 고춧가루 10T, 쇠고기 다시다 2T, 미원 1T, 간장 2T, 까나리 액젓 1T, 물 240ml, 식초 0.5T

 나는 영상에 나와있는 것보다 뼈의 양을 늘렸고, 다대기를 만들 때는 식초를 절반으로 줄여서 만들었다. 뼈의 양은 원하는 만큼 사용하면 될 것 같고, 많은 고기를 원하면 아롱사태를 더 넣는 것을 추천한다.


1. (아롱사태 제외) 뼈를 전체적으로 거칠게 씻어 헹군다. (19:15 ~ 20)

 가장 먼저 준비한 뼈(아롱사태 제외)를 찬 물에 거칠게 씻어 헹궈준다. 뼈를 자를 때 어쩔 수 없이 뼛가루가 묻는데, 이것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2. 소금 대충 던져주고 2시간 간격으로 핏물을 갈아준다. (19:15 ~ 01:50)

 깨끗하게 행군 뼈를 냄비에 담은 후 소금을 대충 뿌리고 2시간동안 방치한다. 핏물을 잘 빼기 위해서는 중간에 몇 번 주걱으로 뒤적여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가만히 방치하면 시간이 오래걸리는데, 이렇게 하면 더 빠르게 피가 빠지는 것 같다.

 이렇게 총 세 번 핏물을 뺐는데, 나처럼 하지 않고 하루 종일 그냥 담궈두는 방법도 있다. 나는 시간이 부족해서 2시간 간격으로 물을 갈면서 핏물을 제거했다. 마지막 물에도 핏물이 생각보다 많이 생겨서 조금 걱정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 잡내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한 것 같다.

 사실 다른 레시피에서는 이 과정을 생각하는 경우도 꽤 있다. 어차피 초벌 삶기를 할 때 불순물이 나오면서 핏물도 같이 빠지는데 굳이 왜 하냐는 입장이다. 그래도 나는 첫 요리니까 그냥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쏟기로 했다.

(좌) 19:17 / (우) 19:25
(좌) 21:29 / (우) 21:34
(좌) 23:19 / (중) 23:23 / (우) 01:49


3. 소주 조금 넣고 3~4분가량 끓여서 불순물을 제거한다. (초벌 삶기) (02:00 ~ 02:30)

 집에 소주가 없어서 급한대로 미림을 조금 넣었다. 여기서부터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이미 새벽 2시인데, 물이 너무 안 끓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20분이 넘게 걸렸는데, 아무튼 끓기 시작하면 3~4분을 더 끓인 후에 물과 불순물을 버린다.


4. 냄비 깨끗하게 씻은 후 물 담아서 물 끓이기 (02:30 ~ 03:00)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먼저 뼈를 다른 냄비나 그릇에 두고, 앞으로 계속해서 사용할 냄비를 깨끗하게 씻어준다. 나는 방금까지 사용한 냄비가 메인 냄비였기 때문에, 다른 냄비에 고기를 옮겨 담은 후 냄비를 먼저 씻었다.

 냄비는 아주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 그 후에 냄비에 물을 넣고 바로 끓인다. 물이 끓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물을 끓이면서 뼈를 닦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좌) 다른 냄비에 뼈 옮기기 / (우) 냄비 씻기


5. 찬 물에 뼈를 씻으면서 응고된 기름(지방)을 제거한다. (02:30 ~ 03:00)

 개인적으로는 이 과정이 제일 힘들었다. 뼈가 엄청나게 많아서 하나하나 손질하는 게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깨끗한 국물을 원하는 사람은 기름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뼈 사이에 있는 불순물, 지방 등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사실상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 이 과정이 있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영상을 참고하기 바란다!


6. 10분간 강불에 끓이고, 뚜껑 닫은 상태로 중불에 4시간 (4번 반복) (03:00 ~ 21:30)

 이제 계속 물을 갈아주면서 재탕하면 요리는 끝난다. 마지막에 뼈에 남은 고기를 발라서 넣어줘도 되고, 그게 귀찮거나 싫으면 그냥 버리면 된다. 우리 할머니는 그런 고기를 좋아해서 싹 다 넣었다. 

 그리고 아래 사진처럼 곰탕을 식히면 젤리처럼 변하면서 위에 기름이 뜨는데, 그걸 그대로 건져주면 기름기 제거도 쉽게 된다. 생각보다 기름이 많이 뜨지는 않았던 것 같다.

(좌) 03:05 / (우) 09:34
(좌) 09:38 / (우) 2탕 끝난 모습
(좌) 2탕 국물 / (중) 2탕 국물 식은 후 위에 뜬 기름 / (우) 3탕 국물


7. 2탕 때 사태살을 3시간 정도 삶은 후 건진다.

 사태살은 2탕 때 끓인 지 30분 정도 지나면 넣고 같이 삶는다. 총 3시간 30분을 삶았는데, 정말 입에 넣는 순간 녹아 없어진다 ㅋㅋㅋ 사태살은 조금 비싸서 많이 못했는데, 먹자마자 더 할걸.. 하고 후회했다.

 건져낸 사태살은 랩을 씌워 냉장실에서 식힌 후 먹기 좋게 썰어준다.


 

8. 다대기 만들기

 다대기는 위에 나와있는 재료를 모두 섞어주면 된다. 그전에 양파 100g, 방풍나물 80g은 원하는 식감만큼 작게 다져주고, 나머지 재료를 넣으면 된다. 푸드프로세서를 이용하면 편하다! 

 재료 : 양파 100g, 방풍나물 80g, 고춧가루 10T, 쇠고기 다시다 2T, 미원 1T, 간장 2T, 까나리 액젓 1T, 물 240ml, 식초 0.5T


9. 완성

 이제 취향에 맞게 간을 해서 먹으면 된다. 나는 간을 안 하고 먹는 것을 선호해서 그냥 파만 썰어 넣었다. 맛은.. 정말 깔끔한 맛이다! 사실 곰탕이라는 음식이 원래 밍밍한 맛이니까.. 아무튼 맛있다! 내가 다 먹은 후에 아빠를 위해 다대기를 만든 거라서 나는 다대기를 넣고 먹지는 않았다. 근데 아빠가 너무 극찬을 해서 먹어보니까 다대기를 넣고 먹는 것이 더 맛있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1,2탕을 섞고, 3,4탕을 섞어서 할머니께 가져다 드렸다. 

(좌) 1, 2탕 섞은 국물 / (중) 3탕 국물 / (우) 3탕 국물


10. 피드백

 - 난이도 : ★★

 - 맛 : ★★★★★

 이것보다 힘든 요리가 있을까 싶다. 고기 지방을 떼내는 것부터, 4시간 간격으로 물을 갈고 재탕하는 것까지..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요리다. 나처럼 새벽에 하면 계속 중간에 일어나서 해야 되니까 정말 힘들다. 우리 집 인덕션은 최대 2시간 간격으로 자동 꺼짐이 설정되어있어서 2시간 간격으로 계속 일어났다..

 그리고 설거지나 뒤처리를 하는 과정이 힘들다. 아무래도 기름기가 많다 보니까 설거지도 여러 번 해야 완벽하게 닦이고, 핏물을 빼낸 베란다 바닥도 전체적으로 닦아줘야 했다.

 맛은 솔직히 말하면 국물 자체는 그냥 누룽지맛..? 에 가까운 것 같다. 향은 굉장히 진한데, 맛은 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곰탕이라는 음식 자체가 원래 그런 맛이라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깔끔한 맛이었다. 요리 중간에 기름도 생각보다 많이 안 생겨서 이런 맛이 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롱사태는 정말 맛있다! 할머니 드리려고 나는 딱 세 점만 먹었는데, 입에서 녹는 맛이었다 ㅋㅋㅋ 

 아빠는 다대기를 엄청 좋아하셨다. 아빠가 지금까지 먹어본 곰탕 중에 가장 맛있다고 극찬을 했는데, 그만큼 맛있었던 것 같다.  내가 먹었을 때도 굉장히 맛있었는데, 특히 방풍나물의 향이 너무 좋았다. 저번 여행 때 화개장터에서 먹었던 나주 곰탕이 굉장히 맛있었는데, 이번에 만든 곰탕이 나주식 곰탕은 아니어서 비교는 힘들 것 같다.


11. 후기

 정말 너무너무 힘든 요리였지만, 그만큼 만든 후에 뿌듯함이 큰 요리였다. 어지간한 마음으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요리다 ㅋㅋㅋ 할머니가 많이 먹고 빨리 허리가 괜찮아졌으면 좋겠다.